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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는 물가가 3% 올랐다고 하는데, 왜 나는 30%가 오른 것처럼 느껴질까?
많은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합니다.
장을 보러 마트에 가면, 예전에는 5만 원이면 꽤 여러 가지를 살 수 있었던 반면
지금은 우유 한 팩, 달걀 한 판, 과일 몇 개만 담아도 5만 원을 넘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다면 정말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체감 물가’와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공식 물가’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체감과 통계의 괴리, 어디서부터 시작됐나?
통계청이 발표하는 물가 지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우리 생활 전반에 걸친 상품과 서비스 약 460여 개 항목을 평균으로 산출합니다.
여기에는 병원비, 전기세, 보험료, 교통비, 교육비, 통신요금 등 다양한 항목이 포함되며
사용 빈도나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가 반영됩니다.
이 지표는 경제 전반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자주 소비하는 품목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즉,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체적인 가격 흐름을 알려주는 ‘거시적 수치’인 반면
우리가 체감하는 물가는 ‘내가 매일 구입하는 상품 가격’에서 비롯된다는 것이죠.
장바구니 안에서 느껴지는 인플레이션
실제로 우리가 자주 접하는 식재료와 생필품의 가격은 소비 빈도가 높은 만큼 가격 변화에 민감합니다.
예를 들어, 달걀, 우유, 고기, 채소, 라면 같은 품목은 날씨, 수급, 계절에 따라 가격이 크게 요동칩니다.이런 품목들이 10~20% 올랐다면, 설령 CPI 상승률이 3%에 불과하더라도
우리의 체감은 훨씬 더 심각하게 다가옵니다.
또한 사람의 심리는 ‘평균’보다 ‘개인 경험’을 훨씬 더 크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가 매일 사는 커피가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올랐다면, 이는 통계상 26% 인상에 불과하지만
내 월급은 그대로라면 체감 상승률은 거의 두 배처럼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뉴스와 SNS가 만들어내는 심리적 ‘물가 공황’
여기에 뉴스와 SNS도 체감 물가를 과장시키는 데 일조합니다.
“먹거리 가격 폭등”, “물가 전쟁”, “생활비 지옥” 등의 자극적인 표현이 반복되면서실제보다 더 극단적인 인플레이션이 체감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심리적 요인은 실제 구매 행동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가격이 오를 것을 미리 예감한 소비자들은 재고를 사들이거나 과소비를 하게 되고
이는 오히려 시장 내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리가 느끼는 체감물가는 결코 ‘기분 탓’이 아닙니다.
실제로 생활물가, 특히 자주 구입하는 장바구니 품목의 가격 상승은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감각이 과도하게 왜곡되지 않도록 현명한 소비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1. 나만의 소비자물가지수 만들기
자주 구입하는 품목의 가격을 매달 기록해두고 변화 추이를 비교해보세요.
이를 통해 평균적인 인플레이션이 아닌 ‘나만의 체감 지표’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2. 가계부 작성과 품목별 예산 배정
전체 식비를 일정 금액으로 설정하고, 지출 항목을 품목별로 쪼개보는 습관을 들이면
‘어디서 새는 돈이 많은지’, ‘어떤 품목이 비싸졌는지’를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3. 공식 통계도 함께 참고하자
물가 관련 뉴스를 접할 때 단순히 ‘몇 % 상승’만 보지 말고,
어떤 품목이 오르고 어떤 항목이 영향을 미쳤는지 함께 보는 눈을 기르면
과장된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됩니다.
장바구니 물가는 삶의 체온이다
‘장바구니 물가’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경제의 체온입니다.
그 체온이 너무 뜨거우면 불안하고, 너무 낮으면 무감각해집니다.
중요한 건 정확하게, 그리고 균형 있게 인식하는 것입니다.물가 상승을 체감하며 막연한 불안을 갖기보다는
데이터를 기준 삼아 나의 소비 습관을 조율하고
현명한 생활 설계로 내 삶을 더 유연하게 만드는 것.
그게 바로 오늘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경제적 행동’입니다.'생활경제와 재테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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